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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 다니고 있는데, 자연계열로 편입하려고요. 부산인데 상담 가능한가요?”
편입상담은 생각보다 아직도 부모님이 요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솔직히 상담하고 싶지 않습니다. 아무리 경제권이 부모에게 있더라도 성인이 됐으면 스스로 결정을 해야 되고, 그러려면 본인이 발품을 팔아 여기저기 정보를 취득해야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군복무를 하고 있다 보니 빈번한 연락이 어려워 대신 꼼꼼하게 알아봐 주는 부모님은 더러 있습니다. 물론,
“부모의 마음을 헤아릴 수나 있나?”
라고 하신다면 별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드리고 싶은 말은 본인이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함에도 타인에게 자신의 인생을 맡기기 시작하면, 나중에 대학에 가서도 그렇고 사회에 나가서도 비슷한 상황에 처할 것입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도입부터 공격적이어서 죄송합니다. 다만, 편입 준비는 절대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되고, 최소 1년간 자신과의 싸움을 견뎌낼 거라면 마음가짐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라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1. 부산 편입상담 그런데 왜 학점은행제부터?
요새는 편입 학원 강좌도 인강으로 해결하는 시대입니다. 물론 “나는 절제가 되는 환경에서 공부해야 돼!”라고 한다면 그런 환경을 제공하는 서울에 있는 학원을 다니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자신의 목표가 어느 정도냐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그것 그렇고, 대체 왜 학점은행제 플래너에게 편입 상담을 요청하는 걸까요?
시장이 약간 왜곡돼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편입 = 학점은행제라는 인식 말이죠. 오해부터 풀자면, 학은제는 그냥 학위 취득 도구일 뿐입니다. 일반편입 혹은 학사편입에 필요한 최소 학력을 학점은행제로 만들 수 있다 뿐이지, 그것이 합/불을 결정하는 요소는 아닙니다. 그냥 입장료 같은 것입니다. 입장료 냈다고, 다 똑같은 자리에 앉는 거 아니잖아요?
물론 이것이 수능(정시전형)과 편입이 다른 점입니다. 그런데, 본질적인 걸 비교해야겠죠.
앞서 소개한 학생은 교대를 다니고 있고, 적성을 고려해서 자연(이공계열)로 변경을 희망한다 했습니다. 반수를 할 것이냐 편입을 할 것이냐 기로에 서있는데, 후자를 선택했다면 영어/수학 공부에 올인해야 됩니다.
더 정확하게는 편입영어(경우에 따라 토익) 그리고 대학 수학입니다. 수능에서 보는 수리, 영어와는 전혀 다른 맥락입니다.
이걸 잘해야 되는 것이지 학점은행제는 때에 맞게 학점 그리고 졸업장을 받으면 되는 것입니다. 물론 성적관리는 덤.
물론 요즘 부산을 포함한 지방에 있더라도 정보의 격차는 크게 느낄 수 없을 겁니다. 구글링, 유튜브에 검색하면 충분히 양질의 자료를 바탕으로 추론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충분히’라는 게 정해져있지 않다 보니, 상세히 검색하기보단 상단에 나오는 검색 결과만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그래서 여전히 학점은행제 플래너에게 편입 상담을 요청하는 것 같습니다.
2. 편입 그래서 뭐부터 해야 될까?
물론 정보를 선별해서 취득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한정돼 있고, 워낙에 자극적으로 제목 장사를 하는 콘텐츠 생산자들이 많아서 1~2개 보면 진이 빠지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진짜 양질의 콘텐츠는 뒤로 밀리거나 묻힙니다. 모순이죠.
또 하나 문제가 있는데, 그것이 좋은 평가를 받더라도 나에게 정말 적합한 내용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실은 이건 굉장히 판단하기 어려운 것인데, 보통 겪어봐야 알다 보니 그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서 ‘입소문’을 탄 것들이 좋은 것이라는 소위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현상이 생기게 됩니다.
이를테면 이런 건데요. 일반편입 학사편입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수능 준비 학생들보다 성적 스펙트럼이 낮게 포진돼 있습니다. 무시하는 게 아니라 기존에 공부를 잘했다면 재수할리도 없고, 설령 하더라도 재수를 하지 편입을 하진 않거든요.
낮게 포진돼 있다 보니, 정말 베이스가 0인 상태부터 이제 어디서 공부를 시작할지 학원 선택만 하면 되는 수준까지 나뉩니다.
제로베이스에 있는 사람에게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목표 설정도 설정이거니와 기초부터 닦는 게 필요하겠죠.
여기서 제로베이스는 편입에 대한 개념이 무지한 게 아니라 그게 무엇인지는 알고 있으며, 더 좋은 대학으로 진학을 희망하는 마음가짐은 있다는 전제를 깔아야 됩니다. 그게 제로베이스입니다. 무턱대고 “편입하고 싶어요.”는 제로베이스가 아니라 그냥 제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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